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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프종이야기

23.6.20 림프종 항암 후 5번째 정기검진

by 팔사오구 2023.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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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1월 림프종 판정받고 6차 항암 치료 후 5번째 정기검진을 다녀온 후기 올려 볼게요.
 
현재 6개월 단위로 정기적 검진을 다니고 있는데 작년 10월에 다녀오고 이번 5월이 검진날이었어요.
근데 하필 검진하는 시기에 집에 아이들 독감 걸리고, 저 또한 검진날 아침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 진료를 미뤘습니다.
최고 빠른 날짜로 잡은 게 한 달 후여서 어쩔 수 없이 6월 20일에 받게 되었습니다.

서울대병원
병원가는 길

진료시간은 3시 15분이지만 미리 엑스레이와 채혈이 있어 두 시간 전에 도착해야 해서 서둘러 나왔습니다.
집에서 늦잠 자고 나오려는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요. 그동안 혹시라도 재발이라도 됐다고 하면 난 어떻게 해야 할까부터...... 온 잡생각이 끊이질 않아 머리가 복잡했습니다. 정말 제발.. 다시 암만큼은 안된다고 빌고 또 빌었어요.
그만큼 재발의 무서움이 어마어마했나 봅니다.
 
집에서 나오는데 날씨가 흐려 신랑이 우산 챙겨가라고 해 작은 우산 하나 들고 나왔어요.
혜화역에서 나와보니 전철역입구에 갑작스러운 비에 많은 사람들이 서 있더라고요.
신랑말 듣길 잘했구나! 우산을 펴고 병원을 향해 걸어갑니다.

우산쓰고걷는중
병원가는 입구

오늘도 역시 입구에는 많은 사람들이 병원을 오고, 가고 길목이 복잡했습니다.
오랜만에 오지만 오고 싶지 않은 곳.ㅋㅋㅋ 그래도 내 병을 고쳐줘서 고마운 곳..
난 언제쯤 이곳과 빠이하는 날이 올까~ 아무튼 오늘도 잘 부탁해!!

암병원
서울대학 암병원

하.. 두렵다. 무섭다. 싫다. 도망치고 싶다?
좋은 얘기만 듣고 싶고, 오늘 하루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고 싶다..라는 생각만..^^

번호표채혈
피검사 완료

병원에 들어가자마자 병원비 수납하고, 도착접수증 뽑고, 채혈하러 갔습니다.
흠.. 이제 바늘 따위는 뭐 아무것도 아니지!! 하고 자신 있게 앉았는데..
막상 팔을 올리고 보니 따끔하는 바늘조차도 오늘 굉장히 싫어지네..

 

채혈을 하고 바로 지하 2층으로 가서 엑스레이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오늘따라 대기 환자가 없어 바로 접수가 되었고, 옷을 갈아입고 나오라는 간호사의 말에 금속류 없는 속옷을 입었다고 하니 바로 들어가서 찍으라고 안내해 주셨어요.

 

엑스레이 검사할 때 늘 옷 갈아입는 게 번거로워 저는 스포츠 브라를 착용합니다. 가발착용 시 옷 갈아입기 싫을 때가 많아서 생긴 팁입니다^^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선생님 진료 대기중

수납/채혈/X-ray 모두 끝내고 담당 교수님을 만날 차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2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해 커피하나 마시러 갔다 올까 했는데..

뭔가 가슴이 답답한 게 떨리고 그러니 진료 끝나고 맘 편히 마셔야겠다 싶어 그냥 대기장소에 앉아 차례만을 기다렸습니다.

종양내과센터
두근두근 떨림

보통 3시 15분 진료라고 하면 4시쯤 순서가 될 텐데.. 이 날따라 진료에 지연 없이 빠르게 진행되었어요. 제 번호가 떠 교수님 방 앞으로 자릴옮겨 그동안의 건강상태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최근 목아픔증상이 너무 심해 집 앞 이비인후과를 3주 가 약을 처방받아먹고, 다음번에 코로나&독감검사후 다시 약을 처방받아먹고, 또 안 들어 다시 병원에 갔는데 약을 바꿔보자고 해 3주를 먹었는데 인후통증상이 계속되어 다른 병원에 갔습니다. 가서 링거하나 맞고 약처방받고 목아픔 증상이 줄어들었어요. 근데 먹고서 완전히 낫지 않아 다시 가서 처방을 받아서 약을 먹었습니다. 이런 목아픔 증상이 혹시나 재발과 연관이 있을까 싶어 기억해 뒀으며 등과 어깨 부분이 쭉~ 아파왔던걸 얘기드려야겠다 생각하고 있었어요.

 

진료실 들어가 어땠는지 물어보시길래 그대로 얘길 드렸고,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은 없지만 피로가 어마어마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모든 증상이 폐경과 관련해서 호르몬 작용으로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산부인과도 주기적으로 챙겨보라는 말씀과 엑스레이와 피검사는 상태가 건강하다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를 해주셨어요.

다음번 정기검진에는 CT검사를 하기로 하고, 예약을 잡았습니다.

진료일정표
다음 진료는 CT검사

진료 끝나고 나오며 신랑에게 연락이 와 통화를 했어요.

검진은 통과인데 뭔가 똥 싸고 똥이 덜 닦인 느낌이라고 얘길 했습니다. ㅋㅋㅋㅋㅋ

지내온 그동안의 일상을 반성하며.... 소량의 알코올을 즐겼던 거 찜찜함이 신랑은 술 때문에 그런 걸 거라고 했습니다. 

앞으로 6개월 잘 관리해서 지금보다 더 좋은 건강한 몸으로 찾아갈 수 있길 바라며 병원에서 나왔네요.

혜화스벅
꿀맛같던 커피와 빵

그토록 마시고 싶었지만 마음이 불편해 참고 있었던 커피.ㅎㅎ

점심으로 스콘 하나 사다가 커피와 먹었습니다. 맘이 어찌나 후련하고 편한지..  정기검진을 다녀오며 또 반성하고 느낍니다. 건강이 최고라는거!! 모두 건강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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