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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프종이야기

2021-10-01 항암 종료 4개월 후 :드디어 케모포트 제거:

by 팔사오구 2023.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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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21년 1월 갑자기 림프종을 진단받고 각종 검사와 항암을 위해 입원을 했고
그때 약물치료 항암제를 제 몸에 안전하게 투여하기 위해 오른쪽 가슴 윗부분에 케모포트를 삽입했어요.
쇄골 밑 피부아래 동전만한 크기의 원형 판을 이식했답니다.
그로 인해 6차의 과정인 항암치료를 문제없이 잘 마쳤고, 항암이 끝나고 더 이상 필요치 않다는 판단에 주치의 교수님께서 제거를 잡아주셨어요. 마지막 항암은 6월에 끝냈고, 7월 초 진료하며 케모포트 제거 시술 잡은 날짜가 10월 1일이었어요.

일정체크
자주 까먹어 일정을 미리 체크해뒀어요.


혹시라도 까먹을까 봐 일정에 케모포트 제거 체크를 해놨답니다~
제거를 위해 미리 며칠 전 피검사를 마쳤고,
다행히 문제가 없어 예정대로 제거를 하기 위해 병원에 왔어요.
병원 도착하자마자 병원비 수납을 했고,
다시 한번 제거 시술 안내문 주신걸 읽어 보았어요.

케모포트 제거 시술 안내문
차근차근 다시 읽어보는 중


예약된 시간보다는 15분 정도 미리 와서 대기하라는 얘기에
거의 8시에 와서 대기하고 있었어요.

시술전대기중
혈관조영실 앞 대기자리에 앉아서

긴장긴장~~~
혈관조영실 앞으로 오라고 해
무턱대고 노크를 하려는데
여자 간호사께서 잠깐 나오셨길래 물어봤더니
접수하고- 대기하고-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이름 부르면 들어가는 거라고 했어요.
그것도 모르고 그냥 들어갈 뻔....;;;;ㅎㅎ

혈관조영실앞
쥐구멍이 있다면 사라지고 싶....던 순간


앞에 아저씨 한분이 8시 타임 시술이 있었고,
저는 8시 30분 그다음 타임이였어요.
앞에 아저씨 들어가셨는데.. 제 차례 기다리며 긴장 긴장~~~ㅠㅠ 너무 떨렸어요.
더 그랬던 게 다른 분들 보호자랑 함께 오셨는데.. 저는 혼자..ㅎㅎㅎ

 

신랑이 회사에서 건강검진 한다고 날짜를 잡았는데
하필 같은 날...
시술할 때도 혼자 했으니
제거도 혼자~~~ 잘할 수 있을 거야!! 할 수 있어!!
이제 이름을 불러 들어갔어요.


신발과 가방은 미리 이동침대 밑에 넣어두고 시술 침대에 누웠어요.
삽입 때처럼 고개 왼쪽으로 돌리고
소독 여러 번 하고
종이처럼 뻣뻣한 구멍 뚫린 천을 덮었어요.
시술부위만 뻥 뚫리고 동그랗게 테두리에 테이프가 있는지 몸에 고정이 돼요.
마취를 합니다. 따끔따끔~~~ 악~~
겨드랑이 쪽도 깊숙이 찔러대는데 너무 따가워요ㅠ
그리고 어느 정도 마취가 됐다고 생각하셨는지 절개합니다.
근데................... 너 어 무 아팠어요.
아아~악~~ 아파요.라고 했더니
마취가 잘 안 되시나 봐요............ 
속으로_ 제가 마취 잘 안되는지 어떻게 알아요...
마취를 여러 번 더 주사 놓고 다시 시작~
느낌.. 이렇게 표현하면 안 되는데 기분 더러워요....
어깨 너머 뭔가 쭉 흐르는 느낌도 나고
짼부위를 후벼 파는 것 같고
출혈 때문에 엄청 온 힘으로 꾹꾹 눌러가며 닦는데
국소마취다 보니 그런 걸 다 느끼다 보니 별로에요ㅠ
내가 별로고 말고 얼른 이곳에서 나가고 싶단 생각뿐.
해봤는데 너무 겁먹어 심호흡하며 빨리 마무리가 되길 바랐어요.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 정말 영원히 케모포트랑 이별하자 생각하며 시술이 끝나고 실밥 꿰매는 느낌이 났어요.
이제 다한 거예요?라고 하니 꿰매면 끝나요.라고 얘기해 줬어요.


확실히 케모포트 삽입보다는 제거가 쉽고 수월했어요.

시술후회복실
휴.. 살았다


마무리가 다 되고 혈관 조영실 근처 회복실에 이동침대로 이동했어요.
한 시간 정도 안정 취하고 다른 회복실로 모래주머니로 지혈하기 위해 옮겨진대요.
누웠는데.. 한 시간.. 좀 자려는데 엄청 시끄러워요.
회복실이지만 들리는 소리로 옆에는 간호사들이 다른 환자분들 주사도 놓아주고 피검사도 하는 것 같았어요.
개인적인 잡담과 진상환자라며 환자 흉보기..
좀 불편했어요. 다 들리게 수다를 떨다 보니
저 포함 4-5명쯤 환자들이 누워있는데 모두 들었을 거예요.
시간이 지나고 지하 2층에서 지하 1층으로 옮겨졌어요.

시술후병원침대에누워
집에 가고 싶...던 순간


각 침대마다 커튼이 있고 환자들 돌봐주시고 있는 간호사 선생님이 있으셨어요.
모래주머니가 움직여 테이프로 어깨 전체를 고정해 붙여주셨어요.
2시간쯤 누워있다가 상처 확인해 보고 지혈이 되면 집에 가면 된다고 하셨어요.
누웠는데 잠은 안 오고 시술 부위가 욱신거리며 아파와요.
아무래도 마취가 풀려서 그런 건가 봐요.

외래치료실
집에는 가고 싶고, 가슴은 아프고


2시간이 흐르고 지혈이 잘 되었다고 해 옷을 갈아입고 나왔어요.
케모포트 시술 한 날은 어깨도 못 들고 가슴부위 전체가 좀 아팠는데
케모포트 제거는 시술 부위만 아프고 전체적으로 괜찮았어요.


하~ 이제 끝났다!!

 

계속 공복 상태여서 배가 고파왔어요.
혼자니 간단히 뭔가 먹자 생각했는데..
코로나로 떠들썩이니 야외에서 먹을 수 있는 게 빵밖에 없었어요.
파리크라상에서 빵하나 골라 마로니에 공원으로 나갔어요.

스콘빵
파리크라상 스콘 제일 맛있어요.


커피하나 사고 테라스에 앉으려고 보니
두 테이블이 한분, 한분 앉아계셔 그냥 벤치에 앉았어요.
빵을 열심히 먹고 보니 비둘기가 뭔가 주워 먹고 있네?
보니까 제가 먹다 흘린 빵 조각.ㅎㅎ
빵을 다 먹고 봉지에 조각(먹을 것도 없는)이 보여 바닥에 털었어요.
그랬더니 온 비둘기가 몰려듭니다.
세상 민망;;;;;;; 비둘기 먹이 주는 분들 보면 왜 저래ㅠㅠ
이랬는데.. 졸지에 비둘기 아줌마가 되어버렸네요.

대학로비둘기
비둘기 아줌마 아님 주의


비둘기 먹이 주면 벌금 문다고... 나중에 알게 됐는데
큰 일 날뻔했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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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먹고 집에 와 저녁으로 양장피와 짜장/짬뽕을 시켰네요.


그래도 시술 부위만 아파 생활하는데 어렵진 않았고
욱신거리며 아플 때 있지만 제거가 훨~훨씬 쉬워요~
수술부위는 사진을 올려보려 했는데
실밥자국이 조금 징그러워~ 패스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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