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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프종이야기

항암4차 이후의 일상

by 팔사오구 2023.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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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치료하면서 친정에 짐을 싹 싸서 컨디션 보고 지내다가 본가 집으로 가는데..

차수가 올라 갈수록 항암 받는 당일과 이틀정도를 더 쉬고 본가로 짐 싸서 갔다.

아이들 어린이집, 학교는 집에서 보내고 싶어서 무리를 좀 하긴 했는데... 크게 문제없이 지낸 것 같다.

4차 후 친정에 있는 옷들이 모두 외투와 긴팔옷들 그리고 두꺼운 옷들이 대부분이라 싹 짐을 빼서 집으로 향했다. 택시를 불렀는데... 아이들도 하나씩 가방을 메었고, 나도 두 개나 더 맨 상황. 저 2개의 캐리어를 더 챙겨야 하는데.. 기사님이 짐 싣는 부분에서 좀 싫어하실까 봐 허쩌시 싶었는데 언덕인데 불구하고 직접 내리셔서 가방도 실어 주시고, 내릴 때도 직접 내려주시고, 너무도 감사했다.

 

일상으로 돌아와 너무 좋았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어린이집 보내고

피곤하면 한숨 자고 일어나 집안일하고,

혼자 밥 먹으러 외출~

소머리국밥 한 끼 해결하면 너무 든든하다!!

아이 데리고 가서 특 시켜서 먹기도 하고, 혼자 한 그릇 먹고 온다.

이이 마라탕.

그때그때 맛이 다르고 맛이 변했다면서 자주 갔다.

왜 자꾸 먹고 싶은 거지.

국물은 거의 안 먹고 건더기만 싹 건져먹고 온다.

내용물은 청경채, 배추, 숙주, 버섯들, 감자, 연근 등..

한 그릇 뚝딱 하고 나면 왠지 모를 행복함.ㅎㅎ

 
 
 

림프종인줄 몰랐고, 몸이 아프다는 걸 알고

건강하게 먹는 방법 뭐가 있을까 찾다가 구매한

착즙기.

그래서 착즙기에 뭘 갈아먹어야 할까 이래저래 많이 알아본 것 같다.

ABC주스를 기본으로 케일주스도 자주 마시고

토마토나 야채 과일 몸에 좋다는 거 마구 갈아 마셨다!!

둘째가 막 아장아장 걸을 때 한 번 가보고 계속 먹어보고 싶었던 부암갈비!

티브이에서도 몇 번 나왔고 너무 맛있게 먹은 기억에 가자고 졸랐다~ 남편도 먹어보더니 맛있다고~ㅎㅎ

인천까지 가서 먹은 보람이 있다.

코로나도 문제였고, 치료 중이라 모든 게 조심스레 가족 외식은 거의 하지 않고, 혼자 나가서 살포시 먹고 오는 거 말고는 배달음식을 주로 이용했다.(치료 끝나면 줄여야 한 부분 배달음식)

다행히 나는 항암 하면서 식욕이 없던 적은 딱 항암치료받고 이틀정도이고, 나머지는 식욕이 엄청났다.

정말 날 생선, 해산물, 젓갈 빼고는 모든 가리지 않고 다 먹었다.

아이들 먹으라고 사 왔는데

안 먹을 수 없지~~~ 먹어먹어~ 다 먹어~

부침개 정말 못하는 1인이다.

할 때마다 반죽 실패에 도전하지 않는데.

비가 오던 어느 날

외출하고 돌아와서 김치부침개가 엄청 땅겼다.

냉동실 오징어 꺼내 놓고, 부침가루 사와 김치전을 해 먹었다. 맛은 그냥 그랬지만 먹고 싶다가 맛봐서 그랬는지 먹을만했다.ㅎㅎ

과일.. 가리지 않고 먹었다.

아이들에 식단에도 신경이 자꾸 쓰인다.

왜 이제야 깨달은 걸까

진작에 가족 건강 잘 챙겼더라면

아프지 않았을까

그래도 이렇게나마 돌아보게 되어 감사한 마음만 갖자.

주말에는 신랑과 함께 아이들 데리고 나가서

공원에서 산책했다.

아이들은 공놀이, 롤러브레이드 타며 놀고

나는 띵까띵까 앉아 커피 마시며 군것질.

 

집에서 블로그 관련 광고 업무를 3년째 하고 있다.

한 달 100만 원이란 돈 무시 할 수 없기에 놓지 않고 꾸준히 하고 있다.

이렇게 집에서 살림하며 육아하며 일할 수 있음에 감사.

신랑도 항상 이 광고일은 놓지 말라고..ㅎㅎㅎ

항상 배려해 주고 이해해 주는 회사 사장님 덕분에 더 오래 버티고 일할 수 있는 것 같다.

집에서만 있다 보니 일이 잘 안 되어 노트북 들고 자주 카페에 나와 일을 했다.

혼자 조용히 노래 들으며 작업하면 금방 끝낸다~

육류의 식단을 줄이려고 노력 중이다.

근데.. 그럴수록 자꾸 고기가 더 땅긴다.

한 달에 여러 번 먹었던 소고기, 삼겹살을

미역국과, 돼지고기 김치찌개 고기 먹는 걸로 하자 했는데.. 잘 안된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쯤 삼겹살도 먹고, 소고기도 먹었다.

아이들 성장기에 고기도 중요하니 식단을 잘 조절해봐야 할 듯하다.

 
 

집에 안 먹는 검은콩

인터넷으로 알아보다가 두부를 만들어 보기로.

괜한 짓 하는구나!! 싶었는데... 정말 괜한 짓이었다.ㅎㅎ

손도 많이 가고, 막상 만들어보니..... 두부모양은 나오지만 두부의 부드러운 맛이 안 나온다.

뭉쳐놓은 비지 먹는 느낌..

그냥 두부는 사 먹기로~~

아이들과 함께 할만한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명화 색칠하기가 있어 구매해 집에서 간간이 색칠놀이를 하며 지냈다.

뭔가 운동부족

외출이 많은 날은 만보를 넘겨버리지만

그렇지 않은 날에는 5000 보도 안될 때가 많다.

그래서 하체 운동에 도움 될만한 거 찾다가

스태퍼를 구매해 봤다.

신랑은 그냥 나가서 걷지 괜한 짓 한다고 뭐라 했지만

괜한 짓 맞는 거 같다.ㅎㅎ 방치해 두고 잘 안 한다..

 
 

당근주스도 열심히 갈아먹고, 커피도 열심히 먹었다.

시럽 없는 아이스아메리카노로 확실히 바꿨다.

달달한 거 안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생각해 보니 달달한 거 엄청 입에 달고 살았던 거 같다.

지금도 조절이 잘 안 되는데.. 줄여야지~

 

집에 반찬을 자꾸 풀때기로 바꿔갔다.

아이들이 싫어하는 반찬들~

몸에 좋다는 야채들 어느 효능이 있나 찾게 되고,

정 먹기 싫어도 한 개만 먹어봐 하고 아이들 밥 위에 올려놔준다.

건강 챙기며 자꾸 카페 가서 군것질.ㅎㅎ

어버이날 앞두고 딸과 친정엄마와 점심을 먹고 스벅에 가서 있던 쿠폰 털어 케이크와 커피를 마셨다.

아프며 가장 힘들어했을 가족들.

많은 불효를 일으킨 것 같아 친정, 시댁 식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너무도 크다. 얼른 건강해져서 효도드리고 싶다!! 행복하게 해 드릴게요^^

5월에 내 생일이 있어서 어떻게 보낼 수 있을까 했는데..

주말이 껴서 아이들과 공원에 산책도 하고,

신랑이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 포장해서 먹자고 해서

김포 가서 메기매운탕을 포장해 왔다.

어떻게 보내면 어떠한가 그냥 가족들과 웃으며 맛난 음식 먹는 게 최고의 행복한 하루지

 
 

오래전 과천에 유명하다는 칼국수집 가서 어복쟁반을 처음 먹어보았다. 그곳에서 먹은 거 말고는 접해 볼 기회가 없었는데 집에 어복쟁반 배달이 되는 곳이 있었다.

신랑이 알아보고 배달시켜서 집에서 끓여 먹었다.

가서 먹는 거보다는 살짝 부족하지만.. 맛있다~~~~

 

어린이집에 태권도 다녀오면 5시 반에 집에 오는 6살 둘지.

비가 오는 날 어린이집 쉬라니 신났다.

세무서 갈 일이 있어 함께 가자니까 닌텐도 챙겨 나와 룰루랄라 하루 땡땡이친 아들내미~

둘이 조용히 티라미수에 음료 마시고 왔다.

날이 더워지니 먹지 않던 아이스크림을 손에 쥐고 있다.

아이들이 먹는다고 사면서 엄마 것도 하나ㅎㅎ

항암 후 손톱마다 줄이 생겼다. 검은 줄..

볼 때마다 손에 차색이 있고 거무튀튀해 손톱에 셀프로 네일을 했다.

하다가 며칠 만에 벗겼지만. 이게 나름 나만의 기분변화를 줄 수 있는 부분이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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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일상이라고 써보고 보니 두서없고 정신없다.

그냥 나의 하루하루 일기라고 보면 될까~

나중에 보면 이런 걸 왜 썼지 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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