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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프종이야기

항암 6차 이후의 일상

by 팔사오구 2023.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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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했던 6번의 항암치료를 드디어 끝냈다.

이렇게 행복할 수가☺

그게 뭐라고ㅠㅠ

이제 망가졌던 몸과 마음을 다시 새로 태어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보자 다짐했다.

잘 먹고 잘 쉬고 스트레스 덜 받고 조금의 운동을 시작해 보자 생각했고

자꾸 떠오르는 재발의 두려움을 벗어던지려 노력했다.

주말에 덥지만 아이들과 함께 아라마루에 바람 쐬러 다녀왔다. 한여름도 아닌데 너무 더웠다.

오래 있진 못하고 한 바퀴 돌고 커피 한 잔 마시고 동네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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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스러운 폭포가 더위를 날려버릴 것만 같았다.

소리만으로는 시원했던 아라폭포

 

집에 가는 길

잠시 절에 가보자고 해서 들렀다가 갔다.

그 근처 유명한 수구레 맛집

저녁으로 먹으려 포장해 친정집에서 먹었다.

항암 6차 이틀차라 매운게 걸렸지만 맛있었다.

항암 하며 매운 음식을 덜 먹었더니 맵찔이가 되어 버렸다.

 
 

불면증으로 너무 괴롭다.

길을 지나가다가 강아지 파는 곳에 귀여운 모습으로 잠든 강아지를 발견~

나도 너처럼 푹 자고 싶어~~~~~~~

 

혼자만의 시간 혼자만의 공간..

생각해 보니 38년 인생 혼자 방을 써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나. 남동생의 방이지만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던 공간.

많은 생각과 후회, 다짐 새로운 계획.. 더 열심히 살아보려고 한다.

 

시간 될 때 컨디션이 좋을 때 하나하나 색칠했다.

작은걸 샀더니 점점 작은 부분들 하려니 눈이 아프다.

항암을 하며 시력도 많이 떨어져서.. 당근을 열심히 먹고 있다~ 언젠가 회복되길 바라며^^

 
 

먹고 싶은 건 가리지 않고 다 먹기.

식욕이 돌아와 먹고 싶은 게 많은 건 참 다행인 거 같다.

 

단백질 부지런히 섭취해야 손실된 근육도 회복에 도움 되고, 정상세포가 생성되는데 필요하다고 한다.

 

마지막 항암으로 찌른 바늘자국

케모포트야 수고했어.

이제 나랑 이별하쟈... 제발...............

 

날씨가 너무 좋다. 집안일 하고서 마라탕이 또 먹고 싶어 버스 타고 마라탕 집으로 가고 있다.

이게 뭐라고 행복할까.ㅎㅎ

오랫만에 지인분 집에 초대했다.

힘드니 요리 같은 거 하지 말고 시켜서 먹던가 하자고 해

족발 하나 포장해 오고, 곰장어를 시켰다.

숯불에 구운 곰장어........ 사실 피해야 하는데....

몇 개만 최대한 탄부 위 없는 것만 골라 먹었다,

먹지 말라는 건 또 왜 이렇게 맛있는 거지....

몇 개 맛보고 젓가락 내려놨다...ㅎㅎ

 

사과, 당근, 케일, 비트 등..

착즙 해서 자주 마셨다.

착즙 한 주스는 간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해 조심스러웠지만.. 가족들 챙기느라 착즙해 가족들 챙기고 조금씩 마셔줬다.

뭘까.. 항암 일주일차

회복세가 좋은 거 같은데 조금 걷다 보니 쉽게 지치고,

하체에 힘이 많이 달린다...

컨디션이 좋아지면 걷기 운동 열심히 해야겠다.

스태퍼는 집에서 골칫거리처럼 방치되어 있기만 해 잔소리만 듣는다.ㅎㅎ

 

상에 쭉 펼쳐놓고 아이들의 주스 만드는 착즙시간~

이게 뭐라고 그렇게 신나 하지.ㅎㅎ

너희들이 좋다면 엄마는 됐어^^

얼마만의 장어인지

항암 하기 전 먹고서 6개월 만인 거 같다.

맛. 이 씨. 다.ㅎㅎ

일찍 저녁을 먹고 혼자 살포시 나와 동네 한 바퀴 돌고 집으로 간다.

거의 천천히 걷다 보면 30분 정도 걸리는 거 같다.

두통이 살살 오기 시작해 동네 돌고 커피 한 잔 마시고 들어왔다.

몸이 이상하다. 열이 나는 거 같기도 하고,

어딘가 모르게 몸살처럼 목도 아프고 온몸에 기운이 없는 거 같다.

집에 반찬을 만든다고 장을 봐왔는데..

이런.. 이런..

애들 반찬이 없다.............ㅠ

신랑이... 야채 반찬 좋은데.. 이건 너무한 거 같아.....라는 말을 듣고,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해졌다ㅠㅠ

그래서 바로 다음 날 소고기를 사 와 저녁을 먹었다.

근데 뭐지.. 잘 먹을 줄 알았는데.. 아이들이 먹는 둥 마는 둥 한다...

 

 

잇몸과 이가 아프고 두통까지 계속 아프다.

마지막 항암 하면 모든 게 다 끝날 것만 같았지만..

너무 괴롭다..............ㅠㅠ

신랑이 저녁 약속을 잡아 밥을 먹고 온다고 했다.

아이 둘과 나만 알아서 먹으면 되는 저녁.

아이들에게 볶음밥을 해준다고 했는데.. 싫다고 한다.

엄마는 입맛이 없어 누룽지 먹을 거라니..

나도! 나도 누룽지 먹을래!! 해서 차린게 총각무와 누룽지~~

밖에서 저녁 먹는 신랑에게 사진을 보냈더니

이게 뭐냐며 가난 밥상이라고 웃는다.ㅎㅎ

아프기 전에는 신랑이 밖에서 회사 사람들과 밥을 먹고 오면 늘 애들 밥 차려주고 혼자 국물닭발 시켜 맥주사와 즐기곤 했는데.. 이젠 그런 즐거움이 사라졌다.ㅎㅎㅎ

식탐 많고, 맛있는 음식 먹는 걸 너무도 좋아하던 나.

맛있는 음식,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소주 한 잔.

너무 즐겨왔는데.. 아프고 나니 식탐은 그대로인데.. 맛난 음식에 대해 꼭 이걸 먹어야 해 그런 게 없어진 거 같다. 그냥 있으면 있는 대로 한 끼면 어떠하리~

모든 걸 감사히 여기자~~

체력이 왜 이러는지 계속 바닥이다.

호박고구마 썰어 양배추와 양파 브로콜리 넣어 닭가슴살을 볶아 먹었다. 달달한 고구마가 맛있었는지 아이들도 잘 먹는다~

잠을 자도 자도 피곤하다.

몸이 말을 안 듣는다.

낮에 길게 푹 낮잠을 자고 아이들과의 시간을 보내려 약속을 잡았다.

둘째 태권도 보내고, 끝날 때까지 카페에서 기다릴 예정.

첫째 아이 친구와 놀고 싶다고 해 오랜만에 친구 엄마와도 만나 좋은 시간 보냈다.

즐거운 시간 보내고 집에 가는 길에 공원에 들렀다.

아이들이 바닥에 그림을 그렸는데..

신랑이 엄마 얼굴 그려보라니 첫째 아이가 엄마를 그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이키 모자 쓴 엄마란다.

 

주말.. 아이들 데리고 신랑이 미용실을 다녀왔다.

혼자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신다니 쪼르르 데리고 왔다.

신발 샷 찍고 보니 모두 크록스.ㅎㅎ

예전에는 크록스 고무 신발 넘나 싫어했었는데..

아이들 신겨보고 어른들도 자주 신는 거 보고 샀는데 돌멩이 들어가는 거 빼곤 너무 편하고 좋다.

이제 낼모레면 마지막 항암 끝내고 3주 차

머리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굵은 머리가 쑥쑥 많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낼모레면 pet ct 검사가 있다.

가슴 통증이 있어 심전도 검사까지....

떨린다.ㅠㅠ 걱정도 되고...

잘 될 것이다. 걱정은 저 멀리 버리자!!! 편하게 생각하고 검사를 해야겠다.

 

자도 자도 피곤 상태가 쭉 오래간다.

이렇게 피곤하고 체력이 바닥인 적은 6차가 첨이다... 이게 아무래도 항암이 누적되다 보니 회복이 더 느려진다는 게 지금인 거 같다. 차차 좋아질 거고,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게 나아질 거라 믿는다!! 오늘도 파이팅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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