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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프종이야기

항암 1차 이후의 일상

by 팔사오구 2023.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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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약물치료를 받고 돌아온 화요일 밤은 기억이 없다. 어지러움, 두통의 기억뿐..

침대에 혼자 불 끄고 누워 있는데

붕 뜬 침대에 누운 것 같고 누가 침대를 흔드는 것처럼 어지러웠다.

눈을 감으면 이상한 형상의 무언가가 보이는 거 같고.

뭔가 그림처럼 보이는 게 헛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신 차리려 눈을 똑바로 떴다 감았다 했는데.. 없어지지 않는 이상한 그림의 형상이 눈 감으면 그려진다. 나 왜 이러지.ㅠ 정신이 이상해지나 봐.. 다 그런가? 무서웠다. 어지러우니 눈을 감고 잠이 들기만을...🙏🙏

물을 많이 먹으면 좋다는 얘기에 2리터의 물을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정말이지 미친 듯이 엄청 마셨다. 소변을 보러 왔다 갔다. 화장실을 몇 번을 오갔는지 모른다. 그냥 소변줄 차고 누워만 있고 싶었다.

*시간이 흐른 후 글을 올리는 지금 생각해 보면 소변색이 맑지 않고 탁한 느낌이었다. 약물로 인해 그런 것 같다.

물을 미친듯이 마시고 비워내고 잠을 잤다.

일어나니 아이들이 "엄마. 어제는 왜 그렇게 힘이 없었어?"라고 물었다. '어제 엄마 주사 맞고 몸이 안 좋아서 힘들었어 '나니까 아~~~ 그랬구나!라고 얘기한다. 엄마가 걱정되었는지 묻는 아이들.. 너희들 때문이라도 반드시 건강해질게 다짐했다.

 

엄마 다리 주물러줄께..그러더니 안마는 잠깐 게임기 가져와 게임하는 남매다~~

 

집에 아이들 사용하던 식판이 5개가 넘는다.

요새 사용을 아예 안해서 내 밥그릇으로 쓰기로 하고 친정에 들고 왔다. 반찬 따로 덜어먹기 아주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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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입 안이 아프기 시작했다. 헐어있는 거 같은데 아무렇지 않다. 구내염 증상처럼 따갑고 목도 부운 거 같고 아프다.

그럴 때마다 프로폴리스 스프레이 사둔 걸 수시로 듬뿍 입 안에 뿌렸다. 좀 역하고 구역질 날 때도 있지만.

구내염으로 고생해 식사를 못 할 수 있다 하여 무조건 뿌렸다.

구내염이 심하게 오는분들이 많다고 해 입원 전 프로폴리스 스프레이를 구매해 뒀다. 사두길 아주 잘했다. 그래서인지 구내염 없이 잘 넘어갔다.

울렁증은 하루만 심했고 그후는 거의 없었다.

엄마가 챙겨주는 음식들..정말 살아야 해서 다 먹었다.

청국장에 버섯,두부 듬뿍 넣은 것도 남기지 않고 다 해치웠다. 간혹 아침생각이 없을 땐 그냥 흰 죽이나 누룽지를 먹었다. 힘들게 아침, 점심, 저녁 챙겨주는 엄마를 생각해서 남기지 않으려 노력했다.

살이 빠지면 어쩌지 싶어 몸무게를 수시로 체크해 보았다.

평상시 46-47킬로여서 그 몸무게만 유지해 가길 자주 확인했다.

물의 맛이 아무렇지 않다가 어느 날은 좀 쓰다가

어느 날은 물냄새 (비린듯한 냄새) 심하게 나다가..

그때그때 물 맛이 달랐다.

탐사수. 듣지도 보지 못한 물이라 뭐지 했는데

아빠가 싼 맛에 시킨 게 주소지 변경을 못 해 집으로 실수로 시켰대서 쌓인 물을 내가 다 마셨다.

그리고 재주문도 또 탐사수로 샀다.

쿠팡에서 저렴해서 먹기 부담없이 마구 마셨다.

거의 일주일동안 매일 하루 2리터 이상 마셨는데

심할 정도로 많이 마셨다. 그 후. 2주 차 때에는 물 마시는 양이 줄어 하루 1리터 정도씩 마신 것 같다.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해야 한다니

엄마가 하루 한 알의 계란을 꼭 줬다.

프라이로 먹거나 삶아 먹거나~

그리고 오리나, 닭을 일주일에 한 번씩 꼭 먹었다.

생오리 포 떠서 로스구이로 먹었다.

결혼기념일이라 신랑도 함께 시간을 보냈다.

내년 10주년 결혼기념일우 아~주 건강할 테니

여행 갑시다!!

 

아침마다 힘들었다.

워낙 아침은 생략하고 아점을 먹던 습관에

아침밥 먹기 싫고 잠자고 싶은데 일어나는 게 참 피곤했다.

어느 순간부터 밤에 불면증이 생겨 늦게 잠들고

낮에 낮잠 자고.. 생활도 불규칙 해졌다.

 
 

밥 먹어 배가 부른데

울 엄마는 이것저것 다 챙겨 먹인다.

감자, 당근, 단호박을 쪄서 갖다주고

온갖 과일 다 갈아서 주스로 갖다주고

엄마의 정성에 먹기 싫어도 미친 듯이 먹었다.

누워만 지내서 그랬을까

다리힘이 점점 없어진다.

다리 근육도 빠지는 게 느껴지고

일어나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힘이 플린다.

집에만 있으면 안 될 거 같아

아이들 데리고 친정집 앞 놀이터를 찾아 걷기를 했다.

거의 벤치에 앉아 있긴 했지만

스스로 많이 활동하려 움직이려 했다.

엄마가 해물탕을 포장해 왔다.

거기에 문어, 낙지, 가리비, 전복을 사다가 더 넣어 저녁을 먹었다. 보글보글 끓여가며 다 같이 떠먹는 게 일상이었는데

절대 젓가락, 숟가락 닿지 말고 국자, 집게로 덜어 먹자고 제안했다.

항암 후 내 반찬 따로 담아 따로 상 펴서 먹이고 수저와 식판은 뜨거운 물로 소독까지 번거로운 일 수시로 하며 챙겨준 엄마. 고맙고 미안하고ㅠ

엄마에게 너무 불효하는 거 같아 속상했다.

꼭 효도해야지~~~

 

머리 감기도 귀찮고 점점 귀차니즘 발동.

가발도 사놨겠다. 어차피 빠질 건데

머리를 싹 밀어버리자 생각하고 있다가

미용실 가서 밀게 되는 거 왠지 슬플 거 같아

이발기를 저렴한 걸로 구매했다.

엄마한테 밀어 달라고 해서 싹 밀었다.

뭐지 슬픔 전혀 없고 뭔가 속 시원하다.

나쁜 기운 싹 치워버린 느낌이었다.

잘했어. 잘 밀었어. 나쁜 나의 기운 싹 다 잘라버리자.

맘이 너무 가볍고 홀가분했다!

케모포트 삽입한 부위

뭔가 계속 아프다ㅜㅜ 접착제 부분

저걸 떼면 상처 부위가 쭉 찢어질 거 같아 들떠 있는 부위만 살살 떼어냈다.

연고약을 발라주긴 했는데.. 일주일 지나면 접착제가 떨어진다는데 전혀 그럴 기미가 안 보인다.

우째야 하나~

점점 활동량을 늘렸다.

집 앞만 걷다가 조금 더 걸어가 보기로~

즐겨마시던 카페모카.. 이젠 안녕!! 달달한 카피에서 시럽 없는 아메리카노로 바꿨다.

커피 사러 간다는 핑계로 운동삼아 아이들과 걷고 또 걸었다.

아이들 데리고 나가며 혹시나 하는 생각에.. 얘기해 줬다.

길을 걷다 엄마가 힘이 없거나 아파서 쓰러진다거나 하면 119를 부르던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요청을 해야 한다고 설명해 주었다... ㅋㅋㅋ 지금 생각하면 근데 그 정도 기력이 없는 날은 나가진 않아 약간의 오버느낌이었다.

저녁 뭐해줄까? 엄마의 말에

-몰라 아무거나.. 그냥 단백질?이라고 얘기를 자주 했다.

단백질 하면 떠오르는 게 닭과 오리였다.

그래서 닭 한 마리 푹 삶아 저녁으로 먹으며 마늘 듬뿍 입에 털어 먹었다.

조금 청국장이 물리려고 한다.

그래도 먹었다.

버섯위주로~

잘 먹었습니다!!

매 끼니 뭐 먹을까를 고민하는 엄마.

어떤 맘인지 알기에

불고기와 곰탕을 주문해서 시켜 먹었다.

아이들 밥반찬에 뭘 먹여야 할지 늘 고민이었을 텐데 한 끼 해결했다.

살이 좀 붙었나.

너무 먹었나 보다.

몸무게가 좀 늘었다.

잘 먹고 걷기도 잘하고

간간히 생기는 두통 말고는 따로 항암부작용은 없었다.

2차도 이렇게만 되면 참 좋겠다고 친정엄마가 얘기하신다.

그러게~ 나도 이렇게만 지내면 살 것 같네!라고 얘기했다.

밥 먹고 뭔가 허전하다.

달달한 게 자꾸 당기고, 커피를 안 마시면 커피가 자꾸 마시고 싶고,,,,,,,,,,,ㅠㅠ

아이들이 마카롱 먹고 싶어 하는 거 같다는 핑계를 대며 마카롱과 커피를 배달시켰다.

단거 먹음 안되는데........ 딱 두 개만 먹자!!!

 

인터넷 찾아 인모 100% 가발은 샀는데.. 감당이 안될 만큼의 많은 머리숱이다.

매일 머리 한가닥 한가닥 뽑고 있는 게 내 일상이 되어버렸.....ㅠ 어느 순간 귀찮아서 그냥 뒤로 다 넘겨 모자만 쓰고 다닌다.

 

청국장, 오리, 닭 말고 고기가 당긴다.

엄마한테 얘기해 소고기를 먹기로 했다.

최대한 익혀서, 타지 않게 구워 먹었다.

오랜만에 먹어서였을까. 너무 맛있다.ㅎㅎ

 

샐러드 가~끔 먹었는데.

자주 먹으려고 쿠*에서 새벽배송 종종 시켜 먹었다.

견과류 넣어 싹싹 남김없이 비웠다.

 

아픈 엄마.

대부분 친정집에만 있는 아이들.

그러다 보니 티브이나 폰만 보기 바쁘다.......

체력 좋은 날 아이들 데리고 키즈카페를 가기로 결정.

코로나로 작년 한 해 애들 키즈카페 구경도 못 시켜줬는데.

이번에 정말 조심히 잘 다녀온다고 얘기해도 신랑이 말린다.

고민을 좀 했지만. 체력 될 때 지금 아니면 언제 놀아줄지 모르니 살포시 다녀온다 하여 다녀왔다.

평일이라 사람도 별로 없고, 문제없이 잘 놀고 왔다.

저녁 먹고, 치킨이 당긴다고 해 닭다리만 시켜 먹었다.

난 한 조각 치킨튀김 껍질 떼어 살만 야금 먹었다.

친정 엄마가 찐 마늘에 꿀에 절인 마늘이다.

매일 못 먹고 2-3일에 한 번씩 먹은 거 같다!

입맛 없으면 먹으려고 샀다가 한 개 맛만 보고 손을 안대니 딸이 궁금한지 하나 먹어본다고 했다.

빨대 꽂아 몇 입 먹더니 맛없다고 버렸다.ㅠㅠ

시어머님이 시이모님의 가게에서 일하시고 퇴근하며 챙겨주신 샐러드.

배불리 밥 먹고도 샐러드도 뚝딱!! 이러다 살이 엄청 찔 것 같는다~~~~~~

 
 

주말에 아이들 할 일도 없고, 나도 일이 없어

점심때 슬슬 데리고 나가 놀이터 가서 시간을 때웠다.

날씨도 점점 풀리고, 곧 봄이 오려나보다.

친정부모님과 아이들과 샤부샤부를 해 먹었다.

집에서 반반 냄비를 가져와 한쪽은 매운 국물 한쪽은 맑을 국물을 해 먹으려 했지만.

그냥 넣고 먹다 보니 반반의미 없이 그냥 맑은 국물로 먹었다.

컨디션이 회복되어 예전과 같은 체력이 되었다.

바깥 활동도 무리 없고, 크게 아프거나 힘듦이 없다.

본가 가서 쉬어보기로~

점심에 돈가스 먹고 아이들 데리고 공원 가서 신나게 놀고, 집으로 컴백홈!!

 

저녁은 곰장어와 닭똥집을 남편이 시켜줬다.

최대한 탄부 위 없는 곰장어 몇 개 먹고, 닭똥집도 먹고,

그 후 설빙에서 딸기빙수도 시켜 먹었다.

집에 오니 너무 좋다~~~~~~~~~~~~ㅎㅎ

집생활. 꾸준히 일을 하고 있는 중.

크게 무리 가는 일이 아닌 컴퓨터로 하루 3-4시간만 일하면 돼서 놓지 않고 항암을 받으며 계속하기로 했다.

아이들 학교도 보내고, 어린이집도 보내고

집에서 빨래나 집안일하며 일도 하고,

심심하면 견과류나 구운 계란 꺼내먹고

이런 평범했던 일상들.. 아무것도 아니지만

이런 게 행복이었어...........

6살 아들에게 뭐가 먹고 싶냐니 곱창이 먹고 싶단다.

종종 외식으로 곱창을 먹었는데.. 진짜 오래됐다.

그래 오늘 먹자!!! 남편에게 얘기해 배달을 시켰다.

집에 큰 불판 켜서 따뜻하게 데워 먹었는데~ 정말 꾸르맛!!

노트북에 샐러드를 올려놓고 일하며 샐러드 먹으며~~

이렇게 1차 항암을 하고 시간을 보냈다.

안 가던 시간이 어느새 3주가 뚝딱 지나갔다.

1차 항암 나의 증상을 간단히 요약해 보면
1주차는 기력이 없었지만 식욕은 있었고,
2추-3주차는 간간히 통증들이 있었지만 견디고 참을만 했다.
구토는 항암 맞는 날 하루-이틀정도만 있었고,
두통은 수시로 계속 왔다 갔다 했다.
구내염은 올 듯 말 듯 했지만 피해갔다.
설사 없었고, 변비 일주일 고생했다.정말 쥐어짜듯 조금씩 보고 또 조금씩 보고 시원한 변은 일주일후 시원하게 보았다.ㅠㅠ
목이 부은 듯 따끔 거리며 아팠고,
잇몸과 치아등 입전체가 무지 아팠다가 또 괜찮아졌다.
림프종 원발부위 (난소쪽 조직검삽위) 수시로 콕콕 거리며 통증이 있었다.
생리 있었고, 머리를 밀었지만 탈모 없었는데 3주차 되었을때부터 두피가 따끔 거리며 엄청 아팠다.그리고 우스스 머리가 빠지기 시작했다.
몸(옆구리, 목, 겨드랑이) 멍든것 마냥 하루하루 다르게 콕콕 찌르며 아팠는데 참을만 했다.
케모포트 난 왜 여전히 불편하고 아픈걸까.
콕콕 찌르는듯 잠자며 좌우로 움직일때마다 불편하고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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