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잔 건지만 건지 일어나 밥을 먹었다.
지난번에는 암이라고 안 쓰여있었는데..
이날 밥을 먹는데 괜스레 기분이 별로다.(ㅎㅎ별게 다 별로) 암환자라는 게 혼자서 부정하고 싶었나 보다.
암환자들의 입원실이라 그런지 반찬이 싱겁고 맛이 없었다. 그래도 먹어야지~ 밥 말아 반공기정도 먹었다.


오늘의 일정은 케모포트 삽입과 위치가 잘 맞는지 X-Ray 촬영이 있었고, 항암을 할 수 있는지 심장 초음파검사가 있었다.
아침 일찍부터 밥을 먹는데... 케모포트 하러 10시쯤 갈 거라고 했다. 간단한 시술이라고 했으니 별거 아닐 거야!! 생각했다.
케모포트란?
항암 전 약물을 주입하거나 수혈, 채혈등 시행하기 위해 삽입하는 정맥관. 포트가 피부 밑에 삽입되므로 외관상 보이지 않고 관리도 편리하다.
말 그대로 항암제 독한 약물이 몸속으로 바로 흘러 들어가기 위한 길을 놔주는 거라고 생각하면 쉬운 듯. 약물에 따라 다르지만 독한 건 피부에 닿으면 피부괴사까지 올 수 있어 케모포트를 삽입하면 항암 하기가 쉽다고 했다.


간호사선생님이 책자를 들고 하나하나 설명해 주었다.
실밥관리나 소독관리도 얘기해 줬는데.
나는 실밥이 아닌 접착제로 붙여 소독은 따로 필요하지 않았다.


시술 전 간호사선생님이 케모포트의 설명과 관리방법 등 등 엄청난 설명을 폭풍같이 해주었다. 아- 엄청 중요한 거구나!!!
시술하러 갈 시간이 되어 침대에 눕혀 본관으로 갔다...........
왜 이렇게 멀게 느껴지던지.
명절 끝나고 나서 바로라 외래 보러 온 사람들이 엄청났다.
젊은 여자가 왜 저리 침대에 눕혀 오고 가는가 사람들이 다 나만 쳐다보는 거 같았다.ㅠㅠㅠㅠㅠㅠㅠ(아무도 관심 없다.ㅎ)
수술실과 비슷한 곳에 들어가 침대에 누워 시술 준비를 했다.
왼쪽 가슴부위 옷을 내려 쇄골 쪽 위치를 잡고, 고개 반대로 돌려 천을 덮고, 소독을 3번 정도 했다.
소독약이 마를 때쯤 마취주사 놓습니다!
따끔따끔따끔 여러 방을 군데군데 놓았다.
몇 분이 흘러 마취가 되었나 보시더니 절개합니다!!
하시는데 너무 무서웠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수술대 위에 누워있는데 눈물이 흘렀다.
무섭고, 슬프고ㅠㅠㅠㅠㅠㅠㅠ
정신이 깨 있으니 내 살을 칼로 자르는 게 눈에 그려지는 거 같고, 소독약냄새는 너무 독하고, 시술 중 손발이 너무 저려왔다.
긴장하고 겁먹어 시술하시는 선생님께서 콧노래를 흥얼대시며 시술을 해주셨는데. 정말 얼른 끝내고 싶었다.
삽입까지 끝냈는데 뭔가 힘으로 짓 누르며 위치를 찾으시는 건지 계속 힘을 줘 자리를 맞추었다.(세상 괴롭)
누가 간단한 시술이라고 했나................. 난 죽을 것만 같았다......ㅠ 얼추 시술을 끝내고 봉합을 하신다고 했는데 본드로 붙였다고 했다. 실밥 관리 안 해도 된다며 대신 실밥과 다른 방법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감염 때문에 소독도 잘해줘야 한다고 간호사에게 들었는데. 본드라니 관리가 편할 거 같았다.

마취 풀리면 절개부위 아플 수 있고 목, 어깨 뻐근한 거 말곤 괜찮아요!!라고만 알고 있었다..
나는 아니었다!!!!!! 그 두 가지 포함이며 상체가 다 아팠다.ㅠㅠ 눕는 것도 힘들고, 앉는 것도 힘들고. 세상 불편했다.. 지나면 있는지도 몰라요라고 봤는데 그날이 어서 왔으면.............. 했다.

아픈 소리 징징거리며 환자놀이 중 심장 초음파 검사를 다녀오라고 했다.
-그전에 담당 교수님께서 오셔서..... 외래가 너무 많이 몰려 초음파를 제대로 잡아주지 않는다고, 바깥 외부 병원(서울역에) 혼자 가서 초음파를 받고 오라고 하신다. 저 케모포트 오늘 시술해서 움직이지도 못해요라고 했는데. 심장초음파를 빨리 받아야 항암을 한다며 일단 알겠다고 하고 가셨는데 금방 검사를 할 수 있었다(다행~~)


설명대로 본관으로 찾아가서 검사했다.
심장초음파 별거 없었다. 옆으로 누워 단추 다 풀고 담당 선생님께서 왼쪽 가슴부위를 초음파로 촬영하는 거였다. 간혹 세게 눌러 숨 쉬세요 참으세요 하는데 눌려도 아픈 건 아무것도 아녔다~
그 후 하루는
구부정한 이상한 자세를 하고 한 손으로는 시술부위 부여잡고 걸어 다녔는데..
남편은 보더니 자세 엄청 웃기다며 손 내리고 허리피라고 했다 ------------오빠 오빠가 해봐 그런 소리 안 나와!!! 엄청난 겁쟁이, 엄살쟁이 인정.. 근데 아픈걸 아프다는데.ㅠㅠ 왜 자꾸 시비.ㅎㅎ
점심은 남편이 와서 챙겨줘서 떠 먹였고,
저녁은 오른손 움직이기 시작하며 스스로 떠먹었다.
하............ 시간 지나 블로그 올리다 보니 이날 괴로움이 또 떠 오르는 것만 같다. 으~

*** 케모포트 시술을 앞두신 분이 이 글을 본다면 지극히 제가 느끼는 대로만 쓴 거니까 걱정하지 않길 바랍니다. 생각보다 간단하고 안 아플 수도 있어요. 사람마다 다르고 시술해 주시는 분마다 다르고, 느끼는 공포감이 모두 다 다르기 때문에요. 시술을 잘 받으시길 바랍니다.

‐----3월 30일 케모포트 시술부위 사진 올려보아요-----

동그란 부분 저 점 같은 딱지는 2차 항암에 찌른 바늘의 상처🩹
볼 때마다 속상한 건 절개부위 상처 흉이 생각보다 크다는 거ㅠㅠ 아직 덜 아물었다고 봐야 하는지..
쇄골에 쭉 타고 있는 호스? 쇄골에 힘주거나 어깨를 급하게 돌리거나 하면 살이 당긴다고 해야 하나 통증이 살짝 있다.
워낙 엎드려 자는 걸 좋아했는데 케모포트 시술 후 엎드려 자본적이 없다..🤣
얼른 치료 끝나면 케모포트 제거하고
상처 아물면 시원하게 때 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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