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번의 롯데월드를 다녀온 후 함께 다녀온 아이들 친구 엄마와 가을쯤 에버랜드 한 번 다녀오자 얘기가 나왔었다. 작은 아빠께 에버랜드 입장권 구하면 5천 원에 살 수 있다고 하니 꼭 가보자고 얘기를 했었다. 어느 날 내가 빠진 모임에 에버랜드 얘기가 나왔고, 좀 더 적극적으로 날짜를 정해가며 더 추워지기 전에 꼭 가자고 말이 나온 것 같다. 모두가 오케이 했고, 갈 인원을 세어 보니 어른과 아이 총 18명이었다. 날짜 정하고 급하게 에버랜드 이용권 구해보고, 학교에 체험학습 신청서를 냈다.
에버랜드 가기 전 날
새벽에 찾아 갈 김밥도 주문해 놓고, 아이들과 나 컨디션 조절도 잘했고, 새벽 6시 출발 예정이라 저녁 먹고 9시부터 잘 준비를 마치고 모든 게 완벽했다. 애들은 다 잠들고 나는 자려는데 잠이 오지 않는 거다. 11시 12시 넘어가는데 정신이 말똥말똥~ 소풍 앞두고 설레어 잠 안 오는 학창 시절 때 생각이 났다. 더 잠이 안 왔다. 겨우 잠이 드는 듯했으나 2시 반 아이가 코 막힌다며 깨서 징징대며 칭얼대기 시작했다. 얼른 자라며 겨우 재웠고, 잠이 완전히 깨버려 뒤척이다 시간을 보니 4시였다. 나는 5시에 일어날 예정이었는데... 이렇게 되면 한 시간 자고 에버랜드를 가야 한다. 운전을 하지 않으니 차에서 잠을 자도 되긴 하지만 그러기에 운전자에게 너무 미안해 그럴 수가 없었다.
최악의 상태-피곤모드
새벽 5시에 일어나 준비를 마치고 주문해 놓은 김밥을 찾고 에버랜드에 가기위해 차를 탔다. 밖은 한밤중처럼 컴컴했고, 급하게 움직였더니 신경 써서 고데기 한 머리가 엉망이 되어 버렸다. 앞머리도 잘 말아 놨는데 이마에 땀을 흘리며 이미 세워둔 뽕은 무너졌다. 차를 타고 서울을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달렸다. 비몽사몽 한 기분에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너무 피곤해 오늘 잘 보낼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운전자는 한숨 눈 좀 붙이라며 자라고 얘길 해줬다. 얘기 나누며 틈틈이 눈을 잠시 감고 가다가 떠서 얘기 나누며 갔다. 차가 많이 막혔지만 서울을 금방 벗어날 수 있었다.
10시 오픈이라는 에버랜드. 우린 8시가 안되서 도착했다. 신랑과 왔을 땐 늘 정문 앞 주차장은 만차라 한 번도 주차해본 적이 없는데 일찍 가니 입구가 텅텅 비어있었다. 에버랜드 정문 앞에 주차하고 아직 시간이 많이 천천히 움직였다. 센스쟁이 동생이 박카스와 영양제를 챙겨 왔다. 박카스 하나 마시고 오늘 행복한 하루 버티기 해보는 거야.
매표소 앞에 줄을 서기 시작한다. 우리도 모두 모여 줄서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돗자리를 펼치신 분들도 있고, 휴대용 의자를 갖고 와 자리를 잡는다. 전 날 쿠팡배송으로 휴대용 의자 모두 준비했는데 정말 가지고 오길 잘했다 생각했다. 시작부터 이 의자 진짜 아이들과 함께라면 꼭 필요한 거였구나 느꼈는데 들어가서는 더더욱 잘 샀구나 싶었다. 에버랜드 줄 서기 의자는 이따 제품 리뷰에 올려봐야겠다.
도착부터 지치는 이유는?
자리잡고 앉아 기다리며 김밥도 먹고, 스마트폰으로 게임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시간을 보냈다. 기다리기 지루한 시간들이지만 아이들은 잘 버티고 참아줬다. 드디어 9시 40분 입장을 했다. 입장하자마자 들어가서 로스트밸리 스마트 줄 서기를 한다고 했다. 한 번도 뭘 예약해서 해본 적 없이 무조건 줄 서서 기다려본 나로서는 뭐가 뭔지 몰라 따라만 갔다.
별로 한게 없는데?
로스트밸리를 구경하고, 사파리를 보려고 하니 이미 예약이 마감이라고 했다. 이게 무슨 일? 그냥 가서 줄 서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해 일단 보류해 뒀다. 새벽부터 일어나 지쳐있는 모두. 시간을 보니 11시였다. 10시에 들어왔는데 고작 하나 했는데 11시라니.. 안 되겠다 밥부터 먹자 밥집을 찾아다녔다. 대부분 그 시간 오픈한 밥집이 없었다. 포시즌가든 쪽으로 이동해 자리를 잡고 커피빈에서 달달한 커피를 마셨다. 홀랜드 빌리지에 12시 오픈이라고 해 애들 먹일 우동과 어른들 먹을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 기다렸다. 기다리며 꼬마기차 태워주고 비룡열차, 우주전투기를 태웠다. 줄은 길었지만 휴대용 의자가 있어 버틸 수 있었다. 그 후 팀을 나눠 바이킹, 롤링엑스트레인, 아마존을 타니 늦은 오후가 되었다. 집으로 돌아갈 팀은 보내고 저녁을 먹고, 좀비 나오는 구경을 하니 7시였다. 야간 퍼레이드 공연을 보고 간다 지금 간다 의견이 나뉘다가 결국 모두 지금 집으로 가자고 해 나와 집으로 왔다.
도착하니 밤 10시였다. 새벽 5시에 일어나 활동 후 집에 와 11시 좀 넘어 누운 것 같다. 저질 체력인 나는 그래도 잘 놀았으니 됐고, 낼 쉬면 되니까 괜찮아라고 생각하며 푹 잠을 잤다.
몸이 왜 아픈걸까?
금요일 아침에 일어났는데 강철체력이라 불리던 아들이 열이 나기 시작했고, 나는 온몸이 두들겨 맞은 듯 아파왔다. 아이들 데리고 병원을 다녀와 약 먹이고 쉬게 하는 동안 나도 종합감기약을 먹고 누워있었다. 에버랜드가 이렇게 앓아누울 일인가? 그렇게 금요일 누워 하루를 보냈다. 토요일이 되었는데 아픈 건 여전했다. 아들도 열이 떨어지다가 오르고 떨어지다 오르고,,, 목요일 에버랜드 다녀온 이후 금, 토, 일은 그냥 집에서 요양만 하다가 끝났다. 계획적이고 빠르게 움직여 잘 놀다온건 너무나 잘 한 건데.. 단체로 함께 모든 걸 맞춰 부지런 떨었더니 체력이 안 따라갔던 것 같다. 그래도 즐겁게 좋은 아이들의 추억 만들어 와서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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